객관적인 사실과 교육적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 공무원들을 상대하는 MD주와 정치인들이 교육 정책을 결정하는 VA주는 접근 방법이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었다. 공략 대상이 주 교육위원들과 상하원 의원들로 바뀐 미주한인의목소리(VoKA)의 전략과 대응 방식도 큰 전환이 필요했다.
VA주는 MD주와 공략방법이 달라...
주지사가 임명하는 9명의 교육위원들은 VA주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었고 전에 한 번 언급했듯이 스스로 알아서 학습 기준(SOL)에 국제 관례에 따라 동해병기를 결정하는 등 전향적인 사고를 갖고 있어 크게 문제가 안됐다.
그러나 VA주 공립교가 사용하는 교과서는 학습기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해병기가 안되고 있었다. 형식적으로 지침만 내려져 있을 뿐 교육 현장은 방치되고 있었던 셈이다.
피터 김 회장은 법안으로 못을 박아놓지 않으면 결국 소용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목표가 설정되고 우선순위가 생기니까 전략도 쉽게 세워졌다.
140명 상하원 의원들의 명단과 신상 정보, 정책, 성향들을 꼼꼼히 기록한 파일을 만들었다. 2012년 데이브 마스덴 상원의원(민)이 제출한 동해병기법안이 교육위원회 통과에 실패했을 당시 공화당계 의원들이 대부분 관심이 적었다는 사실도 파악됐다. 민주당 마스덴 의원의 법안이라 공화당이 반대하는 극히 파당적인 결과라는 게 드러났다. 양당이 모두 지지하는 법안이라는 형식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 섰다.
당시 VA주 상원은 민주, 공화계 의원이 20대 20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는데 당시 의장이 공화계 볼링 의원이어서 공화당이 다시 집단적으로 등을 돌리는 분위기라면 본회의에 가서도 질게 뻔했다.
주하원은 공화계 의원이 67명이나 돼서 더욱 암담했다. 한인 마크 김 의원(민)이 유일하게 기댈 구석이었지만 정계에 발을 디딘지 얼마 안되는 김 의원에게 큰 부담을 주기가 어려웠다.
김 회장은 개별적으로 상하원 의원들을 접촉해 공동 상정을 해달라고 부탁하기로 했다.
작년 6월 마침내 김 회장과 은정기 상임위원장은 팀 휴고 하원의원(공)과 자리를 함께 했다. 그는 당내 3위, 하원내 4위의 실력자였고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센터빌을 지역구로 한인사회와 무척 가까운 사람이었다. 또 한인들이 민원을 내면 열심히 도와주려 하는 정치인이었다.
미 교과서에 동해병기를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휴고 의원은 설명을 오래 듣지도 않고 흔쾌히 법안을 제출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더욱 좋은 것은 이왕이면 1번으로 법안을 제출하겠다며 보인 의욕적인 태도였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김 회장은 스캇 링검펠터 의원(공)을 다시 찾아갔다. 링검펠터를 두번째 타겟으로 삼은 것은 그가 VMI(Virginia Military Insti tute)의 10년 선배라는 인연도 작용했다. 그 역시 그 자리에서 ‘OK’를 했다. 그도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하길래 미안하지만 팀 휴고가 먼저 한다더라 했더니 “괜찮다. 난 그럼 공동상정자가 되겠다”며 안심을 시키는 것이었다. 성질 급한 그는 오전 11시경 만나 헤어졌는데 그날 오후 4시쯤 아예 보도용 자료를 만들어 보내왔다.
의원 로비가 크게 탄력을 받고 있었다.
<계속·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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